다윗의 인구조사, 다시 은혜가 흐른다(삼하 24.1-25).

20221030-31(묵상)

  

 

 

다윗의 인구조사, 다시 은혜가 흐른다.

삼하 24.1-25

 

 

    본문 관찰

 

    다윗의 인구조사(1-9): 죄 악

    하나님의 징벌(10-17): 온역으로 7만이 죽임을 당함

    하나님의 용서(18-25): 제 사

 

 

다윗의 인구조사

 

다윗의 마지막이 아쉽게도 죄악으로 흔들린다.

그는 마지막 페이지 앞에서 하나님을 의지하지 않는 우()를 범한다. 그것은 인구조사다. 사실 이는 단지 다윗의 문제만은 아니다. 온 이스라엘이 하나님을 찾고 구하는 신앙에서 떠나 있었기에 일어난 재앙이었기 때문이다: “여호와께서 다시 이스라엘을 향하여 진노하사 그들을 치시려고 다윗을 격동시키사 가서 이스라엘과 유다의 인구를 조사하라 하신지라.(1)

 

 

다윗의 인구조사(1-9): 죄 악

 

한편 하나님이 조사하게 하셨음에도(1; 삼상26.19, 대상21.1 참조), 그런데도 그 책임을 다윗에게 물으신다(10,17). 하지만 다윗의 죄를 하나님께 전가할 수는 없다(6.1). 왜냐하면 죄인은 자신의 언행에 대한 마땅한 대가를 받아야 하기 때문이다.

다윗은 요압의 반대(3)는 물론 그것이 하나님의 뜻과 반대되는 죄인지 알면서도 이를 재촉한다(4). 한편 하나님은 민수기에서 2(1.2, 26.2)에 걸쳐 이스라엘에게 인구조사를 명하셨었다. 그런데 본문은 왜 이것을 죄라고 말하는가? 이 점이 묘하다. 때문에 그 이면에 들어있는 실상(원뜻)을 정확히 읽어내야만 한다. 결정적인 것은, 다윗은 하나님만을 의지했던 신앙을 버리고, 그 결과 자신의 번성과 세력 확인용으로 인구조사에 임한 것이다.

같은 이야기를 다루는 역대상 21장은 인구조사의 시기를 다윗이 솔로몬에게 성전을 지을 것을 명하기 바로 직전, 그러니까 다윗 통치의 말년쯤으로 잡고 있다. 그렇다면 다윗은 지난 40년 가까이 쌓아온 왕으로서의 자신의 업적과 실적을 이쯤에서 한 번 확인하고, 그리고 이를 뽐내고 싶었는지도 모른다.

문제는 이 죄가 무려 9개월 20일 동안이나 중단되지 않고 계속되었다는 점이다(8). 아이러니한 것은 그 긴 세월 동안 하나님은 다윗의 죄에 개입하시지 않고 묵묵히 침묵하고 계셨다. 어쩌면 이 기간은 다윗이 회개에 이를 수 있는 하나님의 기다림일 수 있다. 그렇게 볼 수 있다면 하나님은 오래 참으심으로 다윗을 사랑하사 이 죄가 다윗을 덮지 못하도록 은혜를 베풀고 계셨다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이어지는 징계 역시 마찬가지다.

 

 

하나님의 징벌(10-17): 온역으로 7만이 죽임을 당함

 

    “나는 범죄하였고 악을 행하였삽거니와

      이 양무리는 무엇을 행하였나이까

      청컨대 주의 손으로 나와 내 아비의 집을 치소서.”(17)

 

다윗은 9개월 20일 동안이나 끌어온 죄에 대해 마침내 그것이 죄()라는 사실을 깨닫기 시작한다(10). 드디어 마음(양심)의 가책을 느낀 다윗은 회개한다. 그러나 하나님은 그 죄를 세 가지 재앙(7년 기근, 3개월 도망자, 3일 온역) 중 하나를 택하여 이를 받아야 한다며 죄에 대한 다윗의 책임을 물으신다(12-14). 하나님은 사랑이시지만 동시에 공의의 하나님이시다. 그럼에도 재앙이 멈춘 것은 다윗의 회개에서 비롯된 것이 아닌 하나님의 자비로우신 은혜 때문이다. 그리고 다윗의 기도가 이어진다:

 

    “내가 이 일을 행함으로 큰 죄를 범하였나이다.”(10)

       “여호와께서는 긍휼이 크시니”(14)

          ‘온 역’(15-16a)

       “여호와께서 이 재앙 내림을 뉘우치사 이제는 네 손을 거두라.”(16b)

    “나는 범죄하였고 악을 행하였삽거니와”(17)

 

하나님의 심판은 하나님의 긍휼과 자비의 또 다른 이름이다. 어느 것이든 하나님의 긍휼이다: “여호와께서 이 재앙 내리심을 뉘우치사 백성을 멸하는 천사에게 이르시되 족하다 이제는 네 손을 거두라.”(14b) 이에 다윗은 하나님께 무릎을 꿇는다: “나는 범죄하였고 악을 행하였거니와 ”(17). 다윗은 이때 심판을 면제해 달라고 말하지 않는다. 그럼 무엇인가. 오직 하나님의 은혜에 모든 것을 맡긴다. 이것이 모진 풍파를 견딘 후에 마침내 그의 말년에 보여준 모습이다. 다윗에게 있어 유일한 소망은 하나님의 긍휼, 곧 무한한 자비와 사랑이다.

 

 

하나님의 용서(18-25): 제 사

 

회개에 이르는 통로는 제사(예배)기도다(18,25). 이것들은 인간이 죄악을 회개하는 가운데 하나님을 만나는 통로들이다. 그리고 이것은 아무 대가 없이, 빈손으로 되지 않는다(24). 이것이 용서에 들어있는 깊은 뜻이다. 이로써 다윗은 무죄하기 때문에 살아 있는 게 아니라 죄를 회개하고 용서받았기에 하나님 앞에 서 있다. 다윗의 제사는 하나님의 용서의 씨앗이 아니다. 하나님의 용서는 다윗으로 하여금 용서받아 은혜의 열매 앞에 서 있게 만든다.

한편 기억해야 할 이야기(사건)의 중요 흐름은 이미 하나님은 재앙을 그치기로 결정하셨다는 점이다(16). 그리고 다윗의 기도(17)와 제사가 이어진다(18- ). 이를 볼 때 다윗의 제사(기도)가 자동적으로 심판을 그치게 한 것은 아니다. 제사(기도)는 용서의 <필요충분조건>이 아니다. 인간 행위 이전에 하나님의 자비가 늘 우선하기 때문이다.

 

 

부스러기 묵상

 

    ▪올라가서 여부스 사람 아라우나의 타작 마당에서

         여호와를 위하여 제단을 쌓으소서.”(18)

    ▪솔로몬이 예루살렘 모리아 산에 여호와의 전 건축하기를 시작하니

         그 곳은 전에 여호와께서 그의 아버지 다윗에게 나타나신 곳이요

         여부스 사람 오르난의 타작 마당에 다윗이 정한 곳이라.”

 

이처럼 성전은 하나님의 긍휼과 자비와 사랑이 흐르는 장소에 세워진다.

한편 다윗은 선지자 갓을 통해 전달된 하나님의 말씀에 즉각적으로 순종한다(19). 다윗은 값을 지불하고 그곳을 구입한다: “값 없이는 내 하나님 여호와께 번제를 드리지 아니하리라.”(24b) 이로써 아브라함이 이삭을 드린 그곳에, 다윗의 회개와 예배를 받으신 그곳에 성전을 세우시고 임하신다.

다윗은 백성을 향해 집행중이던 하나님의 심판을 자기 자신에게로 돌려달라고 기도한다: 나는 범죄하였고 악을 행하였거니와 이 양무리는 무엇을 행하였나이까 청하건대 주의 손으로 나와 내 아버지의 집을 치소서.”(17) 놀랍다. 하나님은 이 기도를 들으신다. 그리고 선지자 갓을 통해 용서와 은혜의 길을 예비하신다. 은혜는 늘 이처럼 인간의 범죄를 앞선다. 이로써 다윗의 생애는 하나님의 은혜와 긍휼과 용서의 터 위에 다시 흐르게 된다. 이것이 어찌 다윗의 인생 뿐이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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