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역자 압살롬, 망명자 다윗(삼하 15.1-23)

20221012-13(묵상)

  

 

 

반역자 압살롬, 망명자 다윗

삼하 15.1-23

 

 

   본문 관찰

  

    압살롬의 반역(1-12)

    예루살렘을 떠나 도피하는 다윗(13-23)

 

 

반역자 vs 도피자

 

    “그가 왕께 나아가 절하매 왕이 압살롬과 입을 맞추니라.”(14.33b)

    “그 후에 압살롬이 자기를 위하여 ”(1a)

 

압살롬이 움직이기 시작한다.

그가 아버지 다윗을 만나기 원했던 이유가 서서히 드러난다. 이를 통해 지난 세월 속에 들어있는 불미스러운 일들을 벗어나 합법적인 복권을 대내외에 알리고 싶었던 것 같다. 이는 그 후에’(1a)로 시작되는 사무엘하의 흐름 전환에서 볼 때 좀 더 분명하게 드러난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사람, 곧 땅에서 암중모색(暗中摸索)이라는 점이다: “이스라엘 사람의 마음을 압살롬이 훔치니라.”(6b) 무슨 말인가. 결과적으로나, 결정적으로나 그의 움직임에는 하나님과 전혀 접점이 없다는 점이다. 아버지가 밧세바를 훔쳤듯이 아들 압살롬이 백성의 마음을 도적질하기 시작한다.

 

 

압살롬의 반역(1-12)

 

    “4년 만에 압살롬이 왕께 아뢰되 ”(7)

    “압살롬이 헤브론에서 왕이 되었다.”(10b)

 

아버지 다윗과의 화해는 곧 정치적 복권이라는 도미노를 건드린다. 압살롬의 치밀한 노림수다. 이것은 바로 이어지는 그 후에’(1a)로 이어지는 그림에서 분명히 드러난다. 사실 그는 왕자들 중의 한 왕자에 불과하다. 비록 아버지는 그와 입맞춤으로 화해했다 할지라도 하나님과의 관계에서 사무엘서가 이야기하는 것은 전무하다. 그런데 그가 움직이기 시작한다. 병거와 말들과 호위병들, 그리고 재판을 받으러 온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자신이 마치 다윗을 대신해 송사나 재판할 일을 맡은 것처럼 행세하면서 백성들의 마음을 도적질하기 시작한다(2-6).

압살롬은 이스라엘 사람의 마음을 훔치”(6)면서까지 왕권에 도전한다. 그 모사가 무려 4년이다(7- ). 한편 묘한 힘의 불균형이 점차 깊어간다. 이로 보건데 다윗왕권이 이렇게 무력한가라는 질문을 갖게 한다. 7년 반이나 왕으로 다스렸던 헤브론이 압살롬에게 넘어갔다는 점에서 그렇다(10): “압살롬이 헤브론에서 왕이 되었다.”(10b) 이 일은 내가 하나님을 섬기리이다.”(8)라는 거짓이자 하나님의 이름으로 위장된 서원이라는 정치적 신호를 앞세우고서다.

마침내 하나님의 이름까지 이용하면서 헤브론에서 자신 스스로를 반역하는 일을 통해 왕으로 세우고야 만다. 다시 기억해야 하지만, 사무엘하 어디에서도 하나님은 압살롬에게 말씀하시거나 일하고 계시지 않는다. 그런데 압살롬은 하나님의 이름까지(제사), 서원이라는 율법까지 자신의 야망이라는 일그러진 욕망을 위해 동원하고야 만다. 여기에 예루살렘에서 공식적으로 200명을 초대하고(11), 다윗의 충신 아히도벨을 청하여 모사(12a)로 삼는 등 사악하고 거짓된 꼼수와는 달리 겉보기에는 공식적인 다윗왕국 행사의 모습을 꾀한다. 마침내 백성들이 압살롬 쪽으로 움직이고 있다(12b)

 

 

예루살렘을 떠나 도피하는 다윗(13-23)

 

    “다윗이 예루살렘에 함께 있는 그의 모든 신하들에게 이르되

      일어나 도망하자.”(14)

 

암논이 다말을 범한 지 2년 후에 압살롬에 의해 암논이 죽고(13.23), 다윗을 피하여 망명한 지 3년이 지난 후에 다시 예루살렘으로 돌아온다(13.38). 그리고 다시 4년이 지난 후 왕권을 찬탈한다(15.7). 이런 배경 하에서 볼 때 다윗의 통치 기반이 점차 무력해지고 있다는 것을 주목하게 된다.

아들 압살롬과 전쟁을 벌여야 하는 상황이다. 하지만 다윗은 이를 거절하고 예루살렘을 떠나 광야 길로 망명길에 오른다(23). 다윗은 이렇듯 조금씩 점차 추락하는 중이다. 천하의 다윗이 아들의 칼을 피해 망명길에 오른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여기서 신명기가 선언하는 이스라엘 왕에 대한 하나님의 말씀을 다시 기억할 필요가 있다.

 

    “반드시 네 하나님 여호와께서 택하신 자를 네 위에 왕으로 세울 것이며”(17.15a)

 

핵심은 무엇인가. 이스라엘의 왕은 스스로의 힘으로 왕이 되는 게 아니다. 왕은 하나님이 택하신 자가 세워지는 것이 하나님의 말씀이다. 그런데 압살롬은 하나님과 상관없이 스스로 왕이 되어버리고 있다. 이것은 반역이고, 패륜이고, 범죄이다. 그럼에도 압살롬은 이를 여호와의 율법과 제사와 서원이라는 포장지에 담아 하나님의 법을 무력하게 만들어 버린다.

 

 

부스러기 묵상

 

마침내 나단의 예고편 설교가 다윗을 비춘다.

하나님께서도 다윗의 뒤를 잇는 다윗왕조를 끊지 않으시겠다 하셨다. 하지만 그 왕위는 다윗이나 사람이 결정하는 게 아니다. 반드시 하나님이 택하신 자를 세워야 하는 것이 이스라엘 왕을 향한 신명기 율법이었다(17.14-20). 다윗이 이를 몰랐을 것 같지 않다. 그러면 지금 다윗이 가장 사랑하는 아들인 압살롬이 하나님과 아버지와 모세의 율법까지를 무시하고 칼로써 나라를 아버지에게서 빼앗겠다고 정변을 일으킨 것이다. 그렇다면 무엇보다 하나님이 세우신 다윗과 그의 나라를 압살롬 자신의 힘으로 자기 나라를 세우겠다는 것 아닌가.

하나님이 택하여 부르신 자기 백성이요 그 나라인 이스라엘을, 하나님 없이 인간 압살롬이 마치 자신의 나라를 건국하겠다는 셈이다. 그럼에도 다윗은 일어난 일에 대해 극단적인 방어 자세를 보이다. 아직은 하나님을 찾고, 구하고, 도움을 요청하는 일도 잠잠할 뿐이다. 있다면 도망자가 되어 망명길에 오르고 있는 것 뿐이다. 초라하고 안쓰러운 장면이다. 과연 이 흔들리는 다윗왕조의 앞날은 어찌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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