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윗, 블레셋을 물리치다(삼하 5.11-25).

20220926(묵상)

  

 

 

다윗, 블레셋을 물리치다.

삼하 5.11-25

 

 

 

   구조 관찰

 

    다윗 잘하기(5:11-10:19)

    승전가1(5:11-25)

       언약궤 이야기(6:1-23)

       다윗언약(7:1-29)

    승전가2(8:1-10:19)

  

 

승전가, ‘묻고 또 묻고가락에 맞춰!

 

다윗 잘하기(5.11-10.29)를 다루는 시작이다.

본문은 다윗 왕되기(삼상16.1-삼하5.10)라는 상승곡선과 다윗 못하기(11.1- )라는 하강곡선 사이에 위치한다. 과연 무엇이 분명하고 영원한 다윗언약을 불분명하고 흔들리는 다윗왕국(다윗왕조)으로 추락하게 하였는가. 이것은 사무엘하를 통해 영광스러운 다윗의 뒤를 따라 가면서, 동시에 이를 긴장하며 지켜보아야 할 신학적 질문이다.

 

 

- 헤브론에서 예루살렘으로(11-16)

 

    “다윗이 여호와께서 자기를 세우사 그 나라를 높이신 것을 알았더라.”(12)

 

헤브론에서 예루살렘으로 통치의 무대가 바뀐 때에 두로왕 히람(11-12)과 블레셋(17- )이 보여준 반응은 극적인 대조를 이룬다. 그 와중에서도 다윗왕가는 예루살렘에서 더욱 번성하는 것은 물론(13-16), 두 번에 걸쳐 블레셋을 물리친다. 다윗은 여전히 하나님께 묻고서 전쟁을 치르고 있다(19,23).

두로왕 히람의 도움을 받아 다윗성을 건축하게 되는데(11), 마침내 이방 사람까지 다윗이 하나님에 의해 왕으로 세움을 받았다는 것을 인정하고 있다(12). 이처럼 그는 점점 강성하여 간다(10b). 그 이유는 하나님이 다윗과 함께 계시기 때문이다(10a). 그는 사무엘에게서 첫 번 기름부음(삼상16.13)을 받을 이날 이후로부터 지금까지 하나님이 함께 계시는 사람이다.

헤브론에서 낳은 다윗의 아들들에 이어서 예루살렘의 처첩(히브리어에는 첩처)들을 통한 자녀들이 소개된다(13-16; 3.2-5 참조). 여기서 잠시 모든 다윗의 아들들을 정리해 보자. 한편 헤브론에서 낳은 자식(3.2-5)이 아닌 예루살렘에서 낳은 자식(13-16)에서 왕가의 대()가 이어지는데, 솔로몬 역시 아버지 다윗처럼 장자(長子)가 아닌, 그것도 무려 10번째 아들이다. 그만큼 그는 왕이 되기에는 가능성이 희박했다.

 

    헤브론에서 낳은 아들들(3.1-5)

       ① 암논 길르압 압살롬 아도니야 스바댜 이드르암

    예루살렘에서 낳은 아들들(13-15)

       ⑦ 삼무아 소밥 나단 솔로몬

       11-17 입할, 엘리수아, 네벡, 야비아, 엘리사마, 엘랴댜, 엘리벨렛

 

 

- 블레셋과의 전쟁(17-25; 삼상27.1-29.11)

 

    “다윗이 여호와께 여쭈어 이르되 ”(19a)

    “이에 다윗이 여호와의 명령대로 행하여 ”(25a)

 

두 번에 걸친 승리는 이전에 두 번에 걸친 패배와 절묘하게 대조된다(삼상4.1-22, 31.1-13). 주목할 것은 다윗이 변함없이 하나님께 묻고 그 답을 따라 전쟁을 수행하고 있음이다(19,23). 한편 다른 무엇보다 14개월이라는 세월을 사울을 피해 블레셋에 의탁했던 다윗이 이제 블레셋과의 전쟁을 치르고 있는 것(삼상27.7), 이를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한편 다윗이 이스라엘의 왕이 되자 블레셋이 르바임 골짜기로 움직인다(18,22). 지금 예루살렘에 거한 다윗을 치기 위해서다. 그렇다면 블레셋은 이미 다윗이 예루살렘을 정복하고서 점점 강성하게 된 이후에야 비로소 다윗을 경계하기 시작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흥미로운 한 장면은, 사무엘상 411절에서는 이스라엘이 법궤를 빼앗겼었는데 이번에는 다윗이 저들의 우상을 빼앗는다. 이것 역시 절묘한 대조다. 사울의 두 번에 걸친 블레셋과의 전쟁은 하나님과 무관한, 하나님이 부재중인 이스라엘의 전쟁이었다면, 다윗의 두 번에 걸친 블레셋과의 전쟁은 하나님의 전쟁으로 그려지고 있다는 점에서 그렇다(19,23).

 

 

부스러기 묵상

 

다윗이 치른 이후의 전쟁(8.1- )에서 하나의 특이한 점이 있다.

그것은 다윗이 전쟁에 앞서 하나님께 묻고, 그래서 그 답을 따라 전쟁을 치르는 흔적이 보이지 않는다. 그렇다고 다윗이 하나님 없이, 이스라엘의 군사력만으로 전쟁을 치뤘다는 얘기는 아니다. 다윗이 등장하느 사무엘상 16장부터 사무엘하 8장 이전까지 그가 보여준 태도와 언행과는 다르다는 점에서다. 다윗답지 않다는 얘기다. 다시 얘기하지만 8장의 승전가에 하나님이 없다.

왜 그럴까. 지금의 다윗은 모든 면에서 정점에 서 있는 때이다. 결국 그는 아쉽게도 점점 군주가 되어 가는 중이다. 이런 흐름에서 볼 때 밧세바와의 불륜은 매우 자연스럽게 연결되고 있다. 남태평양의 작은 파도치기가 대륙을 휘몰아치는 태풍이 되는 것과 같다. 이처럼 한 순간에 갑자기 휘청하고 넘어지는 게 아니다. 이미 다윗의 상승곡선 그 안에 이처럼 조금씩, 그러나 보이지 않게 다윗이 흔들리고 있는 것이라 볼 수 있다. 이 어찌 다윗 뿐이겠는가.

그래서 지금처럼 잘 될 때, 그러니까 하나님 앞에 있을 때 하나님이 형통하게 하시고 복을 주실 때, 바로 그때가 어찌보면 가장 위험한 때라 할 수 있다. 어렵고, 힘들고, 지치고, 넘어졌을 때는 하나님을 의지하고 납작 엎드려 주의 긍휼을 구할 수 있다. 하지만 반대로 형통하고, 태평하고, 뒤로 넘어져도 돈이 들어올 때가 더 위험하고 정신차려야 할 때라는 얘기다. 이것이 은혜 안에 살아가는 자가 붙들어야 할 일종의 영적 민감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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